베트남 신용기관에 대한 외국인 소유 한도는 일정 수준 늘어날 전망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외국인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관계당국은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면 신용기관들은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은행 산업은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2014년 1월 3일부터 시행된 베트남 정부의 법령 제 01/2004/NĐ-CP를 일부 개정하기 위해 법령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해당 법령은 베트남 신용 기관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 사항 등을 명시하고 있다.
개정 초안에는 ‘부실한 신용기관을 인수받는 은행들은 외국인 소유 한도를 기존의 30%에서 49%까지 확대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대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안타 증권사(Yuanta) 베트남 지부의 응웬테만(Nguyễn Thế Minh) 전문가는 “대형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 만큼 외국인 소유 한도를 늘려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소유 한도를 49%까지 확대하면 외국인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업 경영 및 운영 제반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지분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참여 비중이 높은 신용기관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유안타 증권사는 보고서에서 ‘부실 신용기관을 구조조정 중인 베트남 은행 4곳을 살펴보면 MB은행, HD은행, VP은행은 외국인 소유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존재한다’라며 ‘반면 비엣콤은행(Vietcombank)은 예외다. 정부 지분이 50% 이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외국인 지분 한도를 늘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B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은 현재 23.24%다. HD은행은 18%, VP은행은 17.6%에 해당한다. 이는 법령 초안에 제안된 상한선인 49%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만약 베트남 신용기관에 대한 외국인 소유한도가 49%로 확대되면 은행들은 국제 신용기관에서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은행들은 인수받은 부실 은행을 구조조정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럽연합-베트남 자유무역협정에 따르면, 베트남은 협정이 발효된 일자를 기준으로 5년 이내에 유럽 신용기관 2곳이 베트남 은행 2곳에 대한 정관 자본을 최대 49%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베트남 4대 은행은 이 협정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협정 내용에 의하면 베트남 은행 중 최대 5곳은 외국인 소유 한도를 49%까지 늘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베트남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3일을 기준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베트남 상업은행 30곳 중에서 16곳은 외국인 소유 비중이 15% 이상을 기록했다’라고 발표했다.
외국인 소유 한도를 늘리기 위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신용기관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외국인 소유 한도를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의 은행들은 외국인 소유 비중 30%를 충족할 만큼 해외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은행협회의 응웬꾸억흥(Nguyễn Quốc Hùng) 사무총장은 “국제 관행에 맞춰 베트남 법률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며 “베트남 은행 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응웬꾸억흥 사무총장은 “신용기관에 대한 외국인 소유 한도를 높이는 건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의 관리 요건 및 투자자들의 이익 사이에 조화를 이뤄야 한다”라며 “초기부터 정책을 일관성 있게 시행해야 상업은행들은 안정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통합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찌탄(Võ Trí Thành) 경제 전문가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며 “은행의 개별 그룹마다 각기 다른 외국인 소유 한도를 적용해야 한다”라며 “베트남 중앙은행의 평가 결과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일례로 공동출자 상업은행 중에서 은행 건전성 기준인 바젤II를 완료한 뒤 바젤III 시행을 준비 중인 은행들은 외국인 소유한도를 30%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베트남 경제관리연구센터의 쩐티홍민(Trần Thị Hồng Minh) 국장은 “외국인 소유한도를 높일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좀 더 신중하게 연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외국인 소유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때 국제 금융 중심지를 개발하는 정책을 비롯해 핀테크, 결제 중개기관에 대한 제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미국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증권사가 실시하는 MSCI 지수 평가에서 베트남은 개척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상향조정되는데 다시 한 번 실패했다. 베트남은 MSCI의 전체 평가 기준 17가지 중에서 9개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외국인 소유한도’ 내역도 포함돼 있는 상황이다.
즈엉안부(Dương Anh Vũ) 금융 전문가는 “상장된 은행을 대상으로 외국인 소유한도를 조기에 높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역내에서 베트남과 비슷한 증권시장 기반시설 및 거래 여건, 기술 요건 등을 갖춘 국가들은 대다수 MSCI 신흥시장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개척시장에 머물러 있다. 여기서 드러나는 차이는 외국인 소유 한도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쩐티홍민 국장은 “외국인 소유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은 신흥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투자자들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 소유 한도를 30%로 제한하면 신흥시장이 되는 건 요원한 일”이라며 “은행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 베트남경제 제리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