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군을 대표하는 장성을 ‘국가 서열 2위’인 국가주석직에 선임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AP·AFP 통신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베트남 국회는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원인 르엉 끄엉(67) 육군 대장을 출석 의원 440명의 만장일치로 새 주석으로 선출했다.
끄엉 신임 주석은 취임식에서 “조국·국민·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헌법에 절대적으로 충성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면서 “국가·인민이 나에게 맡겨준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국방·안보를 강화하고 혁명적이며 잘 훈련되고 민첩하고 현대적인 군사력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독립적이고 다각적인 외교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끄엉 주석 임기는 일단 2026년 공산당 전당대회까지다. 이에 따라 그간 주석직을 겸직하던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은 서기장 직무만 맡게 된다.
주석은 상징적 역할이 크지만, 국가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서열 2위 자리다. 이 둘과 총리(3위), 국회의장(4위)이 이른바 ‘4개의 기둥’으로 불리는 베트남 국가 최고지도부를 형성한다.
끄엉 주석은 북부 푸토성 출신으로 1975년 군에 입대해 대장까지 올랐다. 2021년 공산당 정치국원이 됐고 지난 5월에는 국가 서열 5위로 간주되는 당 서기국 상임위원에 임명됐다.
그간 공안부 장관 출신인 럼 서기장이 주석직을 겸직하고 총리직도 역시 공안부를 거친 팜 민 찐 총리가 계속하면서 공안 세력이 베트남 국가 지도부를 독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군 대표적 인사인 그가 주석직에 오르면서 공안 세력과 군 세력이 권력을 분점하는 체제로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럼 서기장이 주석직을 내놓은 것은 권력을 공유하려는 타협 신호일 수 있다고 여러 외교관이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베트남 국가 지도부는 지난 수년간 ‘부패 척결’ 드라이브 속에 주석 등 최고위직이 잇따라 돌연히 물러나는 격동을 겪었다.
이번 끄엉 주석 선임이 베트남 정치에 어느 정도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널리 기대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베트남 전문가인 응우옌 칵 장 연구원은 AP에 끄엉 주석 선임은 “베트남의 군과 공안 세력 간 균형을 회복하려는 신중한 시도”로서 “체제를 안정시키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또 럼(서기장)이 주석직을 내놓음으로써 자신이 체제에서 결정적인 권력을 여전히 유지하면서도 집단 지도 원리에 헌신함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출처: 베트남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