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5일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하노이에서 팜밍찡(Phạm Minh Chính) 베트남 총리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노태문 사장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플립 칩 볼 그리드 어레이(Flip chip Ball Grid Array)’, 일명 FC-BGA의 베트남 시험생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7월경 베트남 타이응웬셩(Thái Nguyên) 공장에서 상업적 생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해 말 삼성전기는 베트남 FC-BGA 시설에 한화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FC-BGA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와 기판을 직접 붙이는 플립 칩(Flip chip) 방식으로 반도체와 기판을 연결(ball)해 격자(Grid) 형태로 배치(Array)한 제품으로 반도체를 기판에 바로 붙이기 때문에 정보 처리 속도가 월등하다.
대량의 반도체를 붙일 수 있는 큰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성능·고밀도 회로 연결이 필요한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2022년 1분기 FC-BGA를 생산하는 삼성전기의 패키지 솔루션 파트는 매출 5196억원, 영업이익 1007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두 배 증가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패키지 기판 시장은 올해 113억달러 규모에서 향후 4년간 해마다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 4%, 파운드리 시장 5%, 패키징 시장 6%인 것을 감안하면 패키지 기판 시장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더구나 이 분야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FC-BGA의 베트남 생산은 베트남 경제에도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 완공 예정인 하노이 R&D 센터를 통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전역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노태문 사장은 R&D센터를 통해 베트남 내 50개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베트남 대학 및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팜밍찡 총리는 노태문 사장과의 면담에서 “더 많은 베트남 기업이 삼성의 공급망과 개발 생태계에 합류할 수 있도록 베트남 기업에 대한 인력 교육 및 역량 강화 지원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팜밍찡 총리는 모든 분야에서 베트남과 한국 간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의 지속적인 발전을 강조했다. 총리는 한국이 현재 베트남의 세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며, 양국간 교역액은 2021년 780억USD로 베트남 총 대외 무역의 11.6%를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팜밍찡 총리는 “베트남 정부는 일반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삼성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삼성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적극적으로 처리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삼성이 한국과 전 세계에서 더 많은 투자자를 베트남으로 끌어들이는 다리 역할을 하여 공급망 다양화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 박닌, 삼성 타이응웬, 삼성 디스플레이 베트남, 삼성전자 호찌민가전복합 등 네 개 공장에서 1분기 약 200억USD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이익은 14억3000만USD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약 12.9%, 영업이익은 11.7% 증가했다. 특히 삼성 타이응웬 공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88억USD로 신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그룹 베트남 법인의 수출액은 343억USD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삼성 베트남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 베트남 전체 상품 수출3363억1000만USD의 20.5%에 해당하는 690억USD 수출이다.
출처 : VOV